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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캐/비설

시어도어 비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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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외관 :


성격 :


L/H :


특징 :


소지품 :


비밀선관 :


비밀 설정 :


(트리거 워닝 : 아동 방임, 따돌림(학교 폭력), 폭력, 가족의 죽음)

시어도어 캠벨은 방치 아동이었다. 요즘같은 시대에는 그리 적지도 않지만. 애석하게도 시어도어의 부모님은 일로 바쁜 사람들이라 하나뿐인 아들에게 시간을 쏟을 여유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아들을 사랑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형편 좋은 이야기다. 시어도어의 부모는 아들을 돌보지 않았다. 기껏해야 그가 잠든 뒤에야 집에 와서 냉장고에 음식을 조금 채워넣거나 식탁에 새 장난감을 올려두거나 한 뒤 메모로 그 사실을 알리는 것 뿐이었고, 주말에도 휴식을 취하느라 바빠서 아들과 놀거나 이야기를 나눌 시간은 없었다.
오죽하면 시어도어의 가장 오래된 기억이 아무도 없는 거실에 앉아 혼자서 노을을 바라보는 것이었을까.
그런 부모님의 무관심 속에서 자라오기를 몇 년이었던가. 어느날 어머니는 시어도어의 손을 이끌고 집을 나섰다.
차를 타고, 공항에서 오랜만에 어머니와 식사를 하고, 비행기를 타서…… 그 뒤로 아주, 아주 오랜 시간을 보낸 뒤에 도착한 곳은 한국의 낡은 아파트였다.
문을 열고 들어간 곳에는 처음 보는 노인이 있었다.
노인은 정말 반가운 듯 어머니를 끌어안았고, 어머니는 노파를 가리키며 이 분이 네 외할머니고, 앞으로 함께 살 거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그 집에서 하루를 보낸 뒤(시어도어가 기억하는 한, 이 날이 가장 오랫동안 어머니와 함께 있던 날이었다.) 시어도어를 두고 떠나 버렸다.
그리고 시어도어는 할머니의 손에 길러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어느새 그는 할머니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따르게 되었다.

다만 시어도어가 아이들 사이에서도 잘 지내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오히려 엉망이었다.
시어도어의 유년기는 꽤나 폐쇄적이었고, 그렇기에 남들이 흔히 하는 경험 하나 하지 못한 채 해외에 나온 터라 상식이 다소 부족했다. 정상성에 맞지 않는 이는 배척당하기 마련이지 않은가. 시어도어는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만화나 드라마 속 세상에서는 누군가 기적적으로 손을 내밀어주지만, 그것을 알았을 때, 허구의 이야기와 현실을 동일시할 나이는 이미 지나 있었다.
시어도어는 섬세한-나쁘게 말하면 예민한- 성격이었기 때문에, 그러한 환경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문제가 터진 것은 시어도어가 청소년기에 접어들었을 때였다. 청소년기라 함은 친구들과 어울리며 그 사이에서 돋보이고 싶은 시기가 아닌가. 그리고 그 화살표는 가장 만만해 보이는 상대인 시어도어를 향했다.
하지만 시어도어가 괴롭힘에 순순히 응할 성격은 전혀 아니었다. 처음에는 그도 최대한 대화로 풀고자 노력했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라는 것을 깨닫자 그것은 포기했다.
마침내 그들 중 하나가 시어도어에게 교과서를 던져 맞혔을 때, 시어도어는 더 이상 참지 않았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폭력에는 폭력! 시어도어는 자신에게 교과서를 던진 동급생에게 달려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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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만 말하자면, 이겼다. 더는 아무도 시어도어를 괴롭히려 하지 않았다. 비록 학교에 소문이 쫙 퍼진  탓에 도저히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긴 했지만.
선생님의 부름에 학교를 방문하신 할머니께 그간 있던 괴롭힘과 싸움에 대해 이야기하자, 할머니는 우셨다.
태석아, 할머니가 미안해.
할머니는 계속 자신이 알아주지 못한 탓이라고, 자신이 부족한 게 잘못이라고, 그렇게 말씀하셨다. 아니야. 할머니 탓이 아니야. 울지 마.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분명 이렇게 말해야 할 텐데, 그러고 싶은데,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시어도어는 되도록 싸움을 피했다. 세상에 온건한 방법이 얼마나 많은데. 더는 할머니가 울며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언젠가 할머니께 ‘너 때문’이라는 말을 들을까 봐, 그것이 가장 무서웠다. 그래서 시어도어는 최대한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지내려고 노력했다.
한 가지 문제는, 시어도어 캠벨은 운이 정말, 무지하게 나쁘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시어도어가 먼저 폭력을 휘두른 것은 아니었다. 그쪽이 먼저 때리길래, 저도 똑같이 받아쳐줬을 뿐이었다. 정말로, 엉망진창인 학창시절이었다.
그리고 엉망인 학교생활을 보내던 어느날, 학교가 끝나 집에 돌아왔을 때, 어쩐지 인기척이 없는 집에 위화감이 감도는 것을 느꼈다. 그 이유를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는데, 거실에 들어서자 쓰러져 계신 할머니를 발견했고…… 그 뒤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저 노을 진 병실에 누워서, 마치 학교에 불려왔던 그 날처럼 계속 자신에게 사과하는 할머니의 손을 붙잡고 이번에야말로 할머니의 탓이 아니라고, 그 말을 전할 수 있었던 것. 그것만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시어도어는 정말로 결심했다. 이제 진짜 얌전히 살기로. 확실한 목표를 정하고, 할머니와 손가락을 걸고 약속까지 했다. 시어도어는 간호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언제든 할머니의 상태를 빠르게 눈치채고 보살피기 위해서. (왜 의사가 아니냐면…… 시어도어는 머리가 비상하지는 않았다. 그냥 남들과 비슷한 정도.)
그 후로 열심히 공부를 해서,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고, 지망하던 대학에 붙었을 때는 할머니와 둘이서 부둥켜안고 울기까지 했다. 넉넉한 형편은 아니라 알바와 학업을 병행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행복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은 시어도어가 졸업을 앞두고 있던 어느 가을이었다. 그가 아침 식사를 위해 할머니를 깨우러 갔을 때는, 할머니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여행을 떠난 뒤였다. 그냥, 주무시다가, 자연스럽게, 그렇게, 아프지 않게…….
18년 전 어머니와 헤어지고 나서 처음으로 부모님을 만난 것은 할머니의 장례식이었다.
시어도어는 많이 자라 있었고, 부모님은 많이 늙어 있었다. 하지만 서로 알아볼 수 있었다. 비록 18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연락 한 번 안 했어도 피가 이어진 가족이니까.
부모님은 시어도어가 자신들과 함께 캐나다로 돌아가기를 원했다. 시어도어는 당연히 거절했다. 부모와의 좋은 추억도 없고, 이제 와서는 거의 남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게다가 해야 할 일이 아주 많았다.
부모님은 졸업할 때까지는 매달 생활비를 보내주겠다는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여전히 매정한 사람들이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더니, 어쩌면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들의 사정은 모르겠지만. 뭐, 알 바도 아니고.

바쁘게 살았다. 슬픔에 빠져있을 시간은 없었다. 졸업 준비도 해야 했고, 그 외에도 할 일이 산더미였다.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켜야 했으니까.
할머니는 하나뿐인 손자가 자기 때문에 슬픔에 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게 시어도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애도였다.
시어도어는 졸업과 동시에 최대한 집에서 가까운(할머니와 살던 집에서 나가고 싶지 않았기에.) 종합병원에 들어가 간호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지만, 나름 일에 보람과 애착을 가졌다. 물론 조금의 트러블도 있었고, 시말써도 많이 쓰고, 합의금도 꽤나 물어줬지만(먼저 때린 건 그쪽인데도.), 시어도어는 나름 잘 지냈다. 드디어 삶이 좀 평화로워지기 시작했으니까. 할머니와의 약속도 지켰고, 해고되는 것을 걱정하긴 해야 하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는 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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