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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캐/프로필

박사

-박사 (Doctor)

-40세 쯤(40대 초반)

-209.8cm (엘레젠 최대)

-황혼 부족 엘레젠 남성

-#친절한 #다정한 #처연한 #무뚝뚝한 #보호적인 #덜렁대는



변방의 국가에서 ■■로 저명했던 박사를 기억하는가.
그가 난생 처음으로 마주하는 곳에서 눈을 뜬 것은 어느날의 아침.
피부로 느껴지는 뜨거운 햇살, 살결에 닿는 부드러운 모래. 영락없는 사막의 조난자가 되짚은 기억은 전부 공백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사막을 걸으며 도달한 결론은 상실이 자신의 기억을 삼켰다는 것. 자신의 세상에서 자신의 존재를 지웠다는 것. 기억으로 이어지는 것이 삶이라면 자신은 죽음을 겪고 다시 태어난 갓난아기와 다르지 않다는 것.
삶을 시작하고 수 일을 내리 걸었다. 그저 걷기만 했다. 힘을 잃어 다시 쓰러질 쯤에야 초코보 마차에 구조되었다.
수 일의 삶의 첫번째 종착지는 울다하. 누군가에게 이름을 불려 답한 것은 박사. 그것이 진정 자신의 이름인지 알 도리는 없었다. 그럼에도 자신을 그것으로 명명한 이유는 시끄러운 술집에서 유일하게 알아들을 수 있던 정확한 단어이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황혼 부족의 엘레젠이라는 사실과 대략적인 나이를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조금 지난 이야기.
그는 우연히 발을 들인 예배당의 권유에 따라 주술의 길을 걷게 된다. 주술에 대한 것은 백지였다. 주술이 처음인 것은 자신도 마찬가지라는 듯 몸도 말을 듣지 않았다. 이로써 기억을 잃기 전 주술사가 아니었다는 것은 확실해졌지만 주술은-사실은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사실 자체가- 꽤나 즐겁기 때문에 그만두지 않는다.
한동안 도시에서 곤란한 이들의 부탁을 들어주며 지내던 그는 모험가가 되기로 한다. 목표로 삼은 것은 자신. 자신에 대한 것. 자신을 아는 사람. 그리고 기억. 잃어버린 것들을, 잊어버린 것들을 되찾고자 발걸음을 옮기는 그의 이름은 박사. 그 저명한 모험가를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언젠가 그가 다시 모든 것을 잊더라도 당신에게 찾으러 올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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